Wine

와인의 선택

NLL함장 2008. 4. 26. 13:50

좋은 와인이란 무엇인가?

처음으로 한국음식을 맛 본 사람에게 여러 가지 김치 맛을 보여준 다음, 어떤 것이 좋은 지 묻는다면 누구나 당황할 것이다. 그런데 와인은 김치보다 몇 백배 종류가 더 많고, 세계 여러 지역의 특성을 제각기 갖고 있기 때문에, 와인의 맛을 알려면 많이 경험이 필요하다.

또 맛이란 사람에 따라 느끼는 게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기서 좋고 나쁘다 하는 것 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평가되어온 최대 공약수 적인 것을 말함은 물론이다.

와인 한 병을 손에 들었을 때, 그 와인이 어떤 종류이며, 어떤 배경을 지니고 있는지 짐작 과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와인의 맛을 좌우하는 기본요소를 알아야 한다. 와 인의 질을 결정하는 기본요소에는 크게 나눠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중 하나만 잘못 되어도 좋은 품질의 와인은 나오지 않는다.

. 포도의 종류와인의 품질은 포도의 품질 및 상태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으므로, 좋은 포도의 선택은, 바로 와인의 품질을 결정한다. 포도나무를 학술적으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와인과 관련시켜 편의상 세 가지로 나누어 보기로 하자. 즉 유럽종(Vinifera), 미국종(Labrusca), 그리고 잡종(Hybrid).

 

 

유럽종은 카스피해 연안이 원산지이며, 수천년에 걸쳐 유럽지역에서 재배되어 오면서, 맛과 향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다. 양질의 와인은 모두 이 유럽종을 사용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종은 강한 냄새(Foxy Flavor)가 나기 때문에 와인용으로 적합치 않고, 주로 쥬 스나 생식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 폭시 플레이버(Foxy Flavor)라는 말은 동물이 사는 동 굴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하다는데서, 혹은 물에 젖은 여우냄새라는 등 어원이 확실하지 않 지만, 현재 미국종은 야생상태로 추운 겨울, 습한 여름 그리고 병충해에 매우 강하기 때문 에, 유럽종은 접붙이기 대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초기 미국에 이민은 유럽사람이 유럽에서 가져온 포도를 재배하는데 기후, 토양조건의 차이, 특히 뿌리를 갉아먹는 필록세라(Phylloxe ra)라는 해충 때문에 실패를 거듭했으나, 필록세라에 저항력이 강한 미국종 포도에 유럽종 을 접붙여서 재배에 성공하였다. 후에 미국에서 필록세라가 유럽에서 건너가 유럽의 포도밭 을 황폐화시키자, 유럽도 뒤늦게 이러한 접붙이기를 시작하였다.

앞으로 다루어질 대표적인 포도품종도 다음과 같다.

▲ 미국종 포도 (Labrusca)

  • 콩코드(Concord) - 포도쥬스용, 대표적인 Foxy Flavor가 난다.
  • 캠밸 어얼리(Campbell's Early) -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용포도
  • 델라웨어(Delaware), 스튜벤(Stuben), 나이아가라(Niagara) 등
▲ 유럽종 포도 (Vinifera)
  • 레드와인용
    • 카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대표품종
    • 피노 누아(Pinot Noir) :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 대표품종
    • 게메이 보졸레(Gamay Beaujolais)
    • 퍼트티 시라(Petite Sirah)
    • 바베라(Barbera)
    • 그레나쉬(Grenache)
    • 메를로(Merlot) 등
  • 화이트 와인용
    • 샤르도네(Chardonnay) -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이 원산, 화이트 와인의 대표
    •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 = Fum Blanc) - 프랑스 보르도 지방이 원산
    • 리슬링(Johannisberg Riesling) - 독일 및 알사스 지방 와인의 대표
    • 게부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 - 알사스 지방이 원산
  • 교 잡 종 (Hybrid)
    • 시벨(Seibel 9110) - 우리 나라 화이트 와인에 많이 사용
    • 세이블 블랑(Seyval Blanc), 라벳 (Ravat)

2. 포도의 생산지

같은 종류의 포도인데도 기후와 토양이 다르면 그 맛과 질은 달라진다. 좋은 예가 피노 누아인데,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주품종으로, 이 지방에서는 세계 최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데, 미국에 건너와서는 수준 이하의 와인이 나오게 되었다. 이것은 와인을 만드는 기술보다 는, 포도의 질이 기후와 토양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예를 단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유럽, 특히 프랑스는 예전부터 전통적으로 포도밭에 등급을 두고, 이 순위를 항상 고정시 켜 놓음으로써, 수확되는 포도의 질과 상관없이 품질을 결정해 버린다. 즉 포도 싹이 트기도 전에 와인의 등급이 결정된다. 다분히 모순을 안고 있는 제도로 생각될 지 모르지만, 그 만 큼 포도의 생산지는 중요한 요소이다.

3. 포도 생산년도

해마다 기후가 같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포도는 기온과 강우량 그리고 일조시간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해의 모든 일기조건이 결정적으로 포 도품질을 좌우한다. 아무리 좋은 포도를 재배해도, 그 해 기후조건이 좋지 않으면 좋은 와인 이 생산되지 않는다. 기후의 변덕이 심한 지역일수록 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빈티지(Vintage) : 이 말은 포도의 수확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 포도의 생산년도 를 가르키는 말로도 쓰인다. 포도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강우량이 비교적 적어야 풍 년(Great Vintage)이라고 하는데, 이 해는 포도의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으며, 색깔 이 짙어진다. 대신 수확량은 적어진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와인을 선택할 때 "보르도 1989년산" 하는 식으로 유명 와인산지의 풍년이 든 해를 기억하고, 그 해 그 지역의 와인만을 찾는다.

4. 와인 제조기술

최종적으로 좋은포도가 생산됐으나, 만드는 사람의 기술과 성의가 부족하면 좋은 와인은 생산되지 않는다. 와인을 만드는데 좋은 기구를 사용하고 최신기술을 적용하면 별 문제가 없는 듯 하지만, 와인을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고, 경험이 요구되기 때문에 좋은 기구와 기술 만으로 좋은 와인의 생산이 보장되지 않는다.

와인을 만드는데도 인위적인 힘보다, 자연적인 힘을 이용함으로 와인을 만드는 사람을 "제조업자(Manufacturer)"라 하지 않고 "재배자(Grower)"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대체로 대 규모 생산설비와 자동화를 갖춘 회사의 와인은 값이 싸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소규모 생산 되는 와인이 비싼 이유도 이런 면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다.